또한 이 가이드북의 출발은 앞으로 한국에서 켐섹스를 경험하고 있는 MSM이나 게이의 경험을 실질적으로 수집하고 그에 근거해서 가이드를 제공하기 위해서 필요한 일들이 무엇인지도 고민하게 합니다. 현재 한국에는 MSM과 게이 약물사용자의 실질적인 경험에 기반해 필요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시하는 조사연구가 부재한 상황이지만 최근 일본에서 이루어진 작업을 통해서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2017년 일본 후생노동성의 지원으로 <지역 HIV감염인과 약물사용자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게이, 양성애자 남성, 트랜스 게이 남성 (MSM / Men who have Sex with Men / 남성과 섹스를 하는 남성)을 대상으로 연애나 성 행동, 건강 등에 관해 97개 문항을 만들어 온라인 설문조사로 진행했고, 전국에서 6,921 명이 참여했습니다.
이 조사 결과는 「의외로 모르는 우리들의 리얼한 성생활 ~ LASH 조사 보고서」로 발간되었고, 지난 5월 5~6일에 열린 도쿄 레인보우 프라이드에서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약물 사용에 대한 상담을 받았다면”이라는 제목의 팜플렛으로 배포되었습니다. 팜플렛은 영어, 중국어, 한국어 등으로도 제작되었습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약물 사용의 주요 계기를 ☞ 호기심에서 ☞ 상대로부터 권유를 받아서 ☞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서 라고 답했고, 섹스할 때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드러났습니다. 보고서는 약물사용은 성과 밀접하게 관련된 건강의 문제이며, 만남과 사랑 등 인간관계를 넓혀 나가는 과정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또한 약물사용자들은 ☞ 약물에 대한 기초적인 정보와 ☞ 약물사용과 HIV 관계, ☞ 약물을 끊기 위한 방법이나 지원처에 대한 정보를 원하고 있으나 전문가보다는 ☞ 친구, ☞ 파트너/연인, ☞ HIV 감염인 지인에게 상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팜플렛을 통해서 우리는 커뮤니티 내에서 약물 사용에 대한 정보와 약물사용자에 대한 이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위한 서비스 연계 등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일본의 퀴어 커뮤니티의 관심과 노력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조사에 기반한 이해와 필요한 자원의 연계, 약물 사용자 인권에 대한 증진 노력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