켐섹스(Chemsex)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한국 상황에 대한 보고서
연구모임POP (Power Of Pleasure)


머리말 중에서

<켐섹스(Chemsex)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한국 상황에 대한 보고서>는 켐섹스(Chemsex)를 하는 게이남성의 위치에서 약물 사용의 경험과 맥락을 사회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작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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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고서를 펴내는 이유는 형사적 범죄자, 의학적 중독자라는 규정이 가진 전제를 돌아보고, 켐섹스라는 맥락에서 약물사용의 이슈를 사회문화적인 관점에서 파악하기 위함입니다. 이러한 관점이 국가 정책이나 의료적 모델에 영향을 미쳐 보다 나은 방향으로 변화하기 바라기 때문입니다. 연구모임POP의 구성원은 의료인도, 상담가도 아니며, 퀴어커뮤니티의 일원이자 인권활동가입니다. 아직 퀴어 커뮤니티 내에서도 켐섹스에 대한 관심이 매우 부족하고, 낙인은 매우 높지만 연구모임POP는 켐섹스를 게이 커뮤니티의 이슈라고 생각하고, 같은 집단에 속하는 일원으로서 함께 논의하고, 사용자의 의견을 대변하고, 문제를 해결해나갈 책임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보고서를 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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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켐섹스에 참여하는 존재들의 이야기를 “출현할 권리”를 가진 것으로 위치짓고 공적인 영역에 꺼내보려고 합니다. 아직은 이 보고서에 담긴 이야기가 충분히
정치적인 선언이 되지 못했고, 아직은 이러한 출현이 공적 공간을 어떻게 더 살기에 나은 조건으로 만드는데 기여하는지 명확하게 밝히지는 못하지만 그것은 이들이 어떻게 출현하고 생존하는가에 따라 무한히 열려있는 가능성이라고 믿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미 인간의 삶 주변에 약물이 실재하고, 약물사용자들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근절과 절멸보다 공존과 회복이 더 가능하고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사실과 그러한 노력을 통해서 보편적인 인권과 건강을 증진할 수 있다는 믿음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보고서를 펴냅니다.

<켐섹스(Chemsex)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한국 상황에 대한 보고서> 1부는 인터뷰를 기반으로 새롭게 구성한 여섯 개의 편지가 있습니다. 인터뷰이 중에서 동의한 여섯 명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인터뷰에 등장했던 중요한 청자를 수신인으로 상정하고 연구진이 각색하였습니다. 이 형식을 채택하게 된 이유는 켐섹스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서사를 부여하고, 이들이 자신에게 중요한 사람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세지에 집중해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언론이나 통계로는 드러나지 않는 삶의 맥락과 켐섹스를 둘러싼 상황을 그려볼 수 있기를 바랬습니다.

2부는 인터뷰를 통해서 파악한 약물사용을 둘러싼 상황(약물의 유통과 사용에 대한 동기, 부작용과 건강 이슈, 수사/수감과 관련된 경험과 게이커뮤니티의 섹스 문화와 약물 이슈 등)을 개략적으로나마 정리하였습니다. 인터뷰를 통해서 파악한 상황이 전체를 대변할 수 없지만 전반적인 상황 파악과 대처 방안을 모색하는데 있어서 조금이라도 기여하기를 바랍니다. 부록에는 켐섹스 약물에 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위해 감소 원칙을 소개함으로써 위해 감소에 도움이 되고자 하였습니다.

이 보고서로 인해서 발생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연구모임POP의 책임입니다. 인터뷰에 참여해주신 이들을 비롯해, 이 프로젝트를 후원해주신 박재경, 이승현님과 디자인을 해주신 워크룸 덕분에 보고서가 발간될 수 있었습니다.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연구모임POP가 켐섹스 이슈에 접근해나가는데 있어서 큰 영감과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던 데이비스 스튜어트님, 연구모임POP 활동을 지지해준 임찬혁님, 컨셉디자인 제작으로 도움 주신 이도진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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